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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면세점 사업’ 철수, 현대百, '두타' 안고 사업 확장 나서나

    • 김송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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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29 21:16
    • |
    • 수정 2019-10-29 21:16

두타면세점 누적적자 700억, 사드 보복에 中 관광객 급감
면세시장 후발주자 현대百, 강북 사업지로 동대문 두타면세점 활용 방안 검토 나서

[리얼타임즈 = 김송화 기자] 두산은 오늘(29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동대문 두타면세점 영업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 영업정지일자는 내년 4월30일이다. 두산측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 종료일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 때까지는 정상 영업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자리잡은 두타면세점은 2016년 5월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 등을 표방하며 개장한 이후 7천억원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함께 롯데와 신세계, 신라 등 이른바 '빅3' 면세점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면세점 특허권 반납은 올해 들어 두 번째이다. 앞서 지난달 한화그룹도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갤러리아면세점 영업을 종료했다.

두산은 면세점을 넘기기 위해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을 유력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두산으로부터 인수제안을 받은 후 사업성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일부를 면세점으로 바꿔 영업하고 있다. 지난 1년간 6000억~7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사업 확장을 위해선 추가로 면세점을 여는 것이 절실하다. 두타면세점이 기존 사업장과 달리 강북에 있는 것도 인수 검토 이유다. 최근 국내 면세점 시장이 강북에 위치한 면세점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지가 좋지 않다는 게 신세계 경영진의 판단이다.

대기업마저 줄줄이 면세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 힘입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최근 들어 적자의 늪에 빠진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2015~2016년 면세사업권을 남발하면서 시내면세점이 급증한 상황에서 2017년 불어닥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는 면세 시장을 휘청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유커의 자리를 대체한 중국인 대리 구매상(다이궁)들이 높은 송객수수료를 제시하는 대형 면세점으로 몰리면서 롯데·신라·신세계 ‘빅3’만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 중 80%가 빅3의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중국에서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되어 소규모 따이궁이라 해도 사업자 허가를 취득하고 세금을 내도록 법이 바뀌면서 소규모 따이궁은 점점 사라지고 ‘기업형 따이궁’으로 시장 성격이 변했다.

이들은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과 관광객에게 물건 구입을 위탁해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한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화장품, 명품 재고가 많은 면세점 위주로 찾는다. 때문에 ‘동선’도 좋아야 한다. 면세점을 오가며 빠르게 물건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크게 세 곳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장충동의 신라면세점, 남대문 인근의 신세계면세점 등이다. 두타면세점은 이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두타면세점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매출이 올 1~8월 4830억원에 그쳤다.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작년 5.2%에서 올 8월 기준 4.2%로 떨어졌다.

김송화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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