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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차 산업혁명, 마켓4.0 시대의 블록체인

    • 리얼타임즈
    • |
    • 입력 2020-03-10 15:12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정부뿐 아니라 온 국민이 참여해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와 같은 큰 위기의 시대에 많은 통찰력을 제시하는 4차 산업혁명, '마켓4.0'이고, 이는 블록체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4차산업혁명 융합의 시대에 중요한 기술요소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할 것이다. 필자는 AI를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빅데이터는 음식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음식을 먹어야 활동할 수 있는 이치와 같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인가? 위에 맥락으로 보았을 때에는 음식이 상하지 않게 하고,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냉장고에 비유한 것이다.

AI가 잘 동작 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신뢰성.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여행을 갔을 때, 포탈 사이트에서 맛집 정보를 검색했을 때의 사례를 들고자 한다. 포탈 사이트에서 여행 갔을 때의 지역맛집 검색을 하면 많은 정보가 나온다. 그래서 그 정보를 믿고 갔다가 필자는 가족으로부터 많은 원망을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정보가 있지만 온라인, 소셜 미디어 마케팅업체로부터 나온 정보들인 것이다. 만일 블록체인 융합기술을 이용해서 맛집 리뷰정보 글의 위치정보, Timestamp, 정보를 올리는 사람의 평판정보 등을 검증 및 투명성을 제공한다면, 필자는 신뢰성을 가지고 맛집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느끼는 데이터, 플랫폼의 신뢰성에 대한 하나의 예인 것이다.

이에 4차 산업 혁명의 정의를 얼마전 작고하신 필자가 존경하는 이민화 교수님의 정의를 빌리면, “인간을 위한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융합이다.” 인간을 위한이라는 것과 융합에 필자는 강조를 하고 싶다.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블록체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90년대 초반에 일어난 IBM OS/2와 MS Windows 운영체제 전쟁이 떠오른다.

필자가 Global Vendor 출신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는 OS/2가 좋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러나 독자들도 알다시피 최종승자는 Windows였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즉, MS엑셀, 파워포인트, 워드였던 것이다. 기술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운영체제 단독기술은 OS/2가 좋았지만 그 위에서 서비스되는 운용 Application에서 승부가 결정된 것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느껴진다. 이것은 블록체인 단독으로는 할 수가 없다. 블록체인 단독으로는 주인공이 아니다.

블록체인 현재에 많은 메인넷 기술과 많은 서비스들이 시도되어 지고 있다. 위에 언급한 90년대 초반의 운영체제 전쟁이 연상된다. 이에 AI,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컴퓨팅과 융합해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고, 신선한 음식을 보관하는데 냉장고를 사용하듯이, 블록체인 융합 기술이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박사가 제시한 '마켓 4.0'은 하이터치와 하이테크간 융합을 강조한다. 제품 중심(마켓 1.0)에서 고객 중심(마켓 2.0)으로, 또 인간 중심(마켓 3.0)으로 인간의 가치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제품과 서비스,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코틀러 박사는 말한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마켓 4.0'은 인간과 인간(H2H), 기계와 기계(M2M)의 하이터치와 하이테크간 융합을 역설한다. 디지털 혁신도 중요하지만 인간적 감성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켓4.0'은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 환경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도 예외가 아니다. 흔히 얘기하는 혁신 또한 수평적이다. 시장은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든다. 과거 혁신은 천재가 주도하는 톱다운 혁신이었지만, 이제 진정한 혁신은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고객 참여를 기획, 개발과 서비스 등 경영 전반에 반영한다. 또 주요 의사결정은 특별한 개인이 아닌, 다양한 사회집단들에 있다. 그리고 이제 대화 능력이야말로 기업의 필수능력이 되었다. 마케터가 고객보다 똑똑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건 그들의 광고가 아니라 친구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평가 및 추천이다. 이처럼 점점 더 평평해지고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진정성'이다. 기업은 메시지 노출 빈도와 양을 늘릴게 아니라, 몇 군데 중요한 접점에서 고객과 '의미있게' 연결되는 방법을, 즉 진정한 친구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이 강조되면서 전통적 마케팅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도 4C로 변하고 있다. 즉, 제품(Product)은 공동창조(Co-creation)로, 가격(Price)은 통화(Currency)로, 유통(Place)은 공동체 활성화(Communal activation)로, 판촉(Promotion)은 대화(Conversation)로 각각 재정의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은 4C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필자는 블록체인이 AI, 빅데이타와 융합해 4C 중 하나인 공동 창조(Co-creation)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단독으로 제공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명하게 공유, 공동으로 사업기회와 이윤을 창조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은 시장에서 동적인 가격 메커니즘(Currency)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또 암호 자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특금법이 통과되었는데,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커뮤니티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중요한 요소다. 기술보다 사업 생태계(Communal activation)를 활성화 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더 큰 우선순위다. 이는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사업 생태계에서 일방적 판촉활동보다 양방향 대화가 더 중요해졌는데, 이를 블록체인으로 표현하면 P2P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인 노드들이 투명하게 소통(Conversation)하는 것이다. 일관된 투명한 대화를 통해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처럼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이라는 '마켓4.0'의 키워드는 블록체인 철학과도 잘 부합한다. 블록체인 사업을 자문하면서 체감하는 것은 결국 비즈니스 생태계와 이해 관계자들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또 연결시키고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켓4.0'이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우리는 건강한 커뮤니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반 수요및 공급시스템 혹은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구축, 마스크 가격과 물량을 지역별로 또 수요자 건강상태별로 탄력적으로 조절 및 공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코로나19와 마스크 대란같은 비상상황시의 대응을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으로 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위기라는 말은 위험과 기회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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